창업가 네트워킹 컨퍼런스 ‘JOIN 2024’의 2일 차에 열린 글로벌 포럼에서는 제주센터가 최근 주요 해외 진출 시장으로 목표하고 있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 스타트업 생태계에 관한 발표가 이어졌다. 글로벌 창업생태계 현황을 살펴보고 국가별 글로벌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 및 성장지원 사례를 공유하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글. 이원복 사진. 이성근
글로벌 창업지원 기관이 한자리에
최근 제주뿐만 아니라 국내외 많은 스타트업이 자국의 내수 시장만으로는 더 큰 성장에 한계를 경험하고 있어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에 제주센터는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여러 나라의 창업 생태계 현황,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성공적인 성장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바로 글로벌 포럼인 ‘A Journey for NEW CONNECTION’이 열린 것이다. 제주센터가 주요 목표 시장으로 삼고 있는 중화권, 동남아시아권, 일본 진출을 위한 방향을 알아보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이날 홍콩의 국영기술기업 사이버포트(Cyberport)와 일본 오키나와IT혁신전략센터(이하 ISCO), 싱가포르의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밋벤처스(Meet Ventures)가 참여해 각국의 창업생태계 현황과 창업 지원 정책을 소개했다. 해외에도 제주센터처럼 창업육성 기관이 적극적으로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해외 진출까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번 글로벌 포럼은 각국의 창업 생태계를 이해하고, 제주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전략적 방향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기회가 되었다.
모터레이터로 나선 IMM 인베스트먼트 홍콩 진성환 상무
홍콩의 실리콘벨리 ‘사이버포트’
사이버포트 사만다 리(Samantha Lee) 시니어매니저
글로벌 포럼의 첫 번째 순서는 홍콩의 국영기술기업 ‘사이버포트’의 발표였다. 마이크를 잡은 사이버포트의 사만다 리(Samantha Lee) 시니어매니저는 “사이버포트는 최근 ‘AI와 빅데이터’, ‘블록체인’, ‘사이버 보안(Cyber Security)’에 집중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촉진해 왔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사이버포트는 홍콩 정부가 소유한 디지털 기술 대표 기업이자 창업 인큐베이터다. ‘홍콩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2004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8개의 유니콘기업을 육성하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벤처 캐피털 사업도 영위하고 있으며, 2024년 7월을 기준으로 349개 스타트업에 총 411억 홍콩 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약 52억 미국 달러에 해당한다. 사만다 리 시니어매니저는 “사이버포트의 투자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후속 투자를 위한 마중물”이라며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어 “잠재력이 있는 스타트업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사이버포트가 투자한 자금으로 스타트업은 잠재력을 키우고, 9배 이상의 후속 투자를 유치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사이버포트는 대학, 연구 기관 및 관련 분야에서 AI 개발을 위한 AI 슈퍼컴퓨팅센터(AISC)를 설립하는 등 홍콩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화웨이(Huawei),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과 같은 IT업계에서 유명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디지털 인프라를 개발 및 구축하며 ICT 산업에서의 포괄적인 지원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키나와의 IT산업과 혁신을 지원하는 ‘ISCO’
ISCO 야마다 카즈세이 전무
다음으로는 일본의 오키나와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ISCO의 발표가 이어졌다. ISCO는 지난해부터 제주센터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는 기관이다. 일본 오키나와현의 IT산업 진흥과 혁신을 위한 기관으로서 회원사 수는 약 270개에 달한다.
오키나와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관광지로 유명하다는점 등 환경·지리적으로 제주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 곳이다. 이런 배경으로 지난해 6월에 제주센터와 한·일 간 우수 스타트업 교류와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MOU를 체결했고, 인적 자원과 비즈니스 교류를 활발히 이어오고 있었다.
이날 발표에는 ISCO의 야마다 카즈세이 전무가 나서 ‘디지털 혁신 속에서 변화하는 일본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소개했다. 그는 먼저 오키나와 스타트업 생태계를 소개했다. 코로나19 이후 관광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오키나와현 지방정부는 IT산업을 오키나와의 주요 산업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마련했다. 이에 ISCO는 오키나와현 내의 산업의 DX(디지털 전환) 추진과 IT산업의 고도화를 목표로 다양한 일을 해오고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ISCO가 주관하는 ‘ResorTech EXPO’다. ResorTech EXPO는 매년 개최되는 대규모 IT 및 디지털 전환 전시회다. 특히 올해 열린 행사에는 제주센터와 제주 스타트업 6곳이 함께해 본격적인 일본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야마다 전무는 오키나와와 ISCO가 일본과 아시아 전역을 연결하는 국제 게이트웨이로서 역할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제주 스타트업과 더 활발한 교류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며 제주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을 응원했다.
싱가포르의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밋벤처스’
밋벤처스 존 림(John Lim) 파트너
마지막 발표는 싱가포르의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인 ‘밋벤처스’ 차례였다. 밋벤처스의 존 림(John Lim) 파트너가 무대에 올라 ‘동남아시아 시장의 관문으로서 싱가포르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주제로 이야기를 전했다. 밋벤처스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이자 VC로서 스타트업 컨설팅뿐만 아니라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존 림 파트너는 “밋벤처스는 싱가포르 외에도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베트남 호찌민 등에 거점이 있다”며 “스타트업이 동남아시아라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로 진출하기 위한 관문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주요 시장으로서도 장점이 많은 곳”이라면서 “작은 도시국가지만, 높은 구매력을 자랑하는 곳”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국토 면적이 좁고, 인구가 600만 명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지만, 1인당 GDP가 9만 달러로 세계 5위다. 또한 약 7,000개의 다국적 기업이 있을 만큼 해외 스타트업이 진출하기에도 용이하다. 외국인이 100% 지분을 소유한 기업도 다양한 혜택을 받는 데 특별한 제한이 없으며, 회사 설립 과정과 특허 승인 절차가 간단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법인세율 등 스타트업에 유리한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존 림 파트너는 “싱가포르는 한국과 매우 강력하고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우리나라와 싱가포르가 2006년에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어 “양국 간 무역 규모는 지난해 620억 달러로 점점 증가하고 있어 자유무역협정이 제주 스타트업이 싱가포르에 진출할 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많은 스타트업이 싱가포르 진출의 문을 두드려 볼 것을 강조했다.
세계라는 무대로 향하는 창업가들
국가별 창업지원 기관의 발표가 끝나고 이어 토크세션이 진행됐다. 제주센터의 글로벌 진출 파트너사인 IMM 인베스트먼트 홍콩의 진성환 상무가 모더레이터를 맡아 홍콩, 싱가포르, 일본의 글로벌 파트너들과 토크를 진행했다. IMM 인베스트먼트 홍콩은 지난 3월 제주센터, 한벤처투자와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해외 오픈이노베이션 지원 업무협약 체결한 후 제주 스트트업의 해외 진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토크 세션에서는 각 국가별 창업 지원책에 대해 궁금했던 것과 협업이 가능한 부분이 있을지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다. 토크 세션 후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제주센터 보육기업 ‘솔트바이펩(대표 김영재)’과 ‘어딩(대표 김영준)’ 그리고 국내 진출을 희망하는 홍콩 스타트업 2개사의 IR 발표가 진행됐다. 각 기업의 열정적인 발표는 참석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글로벌 진출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이번 글로벌 포럼 ‘A Journey for NEW CONNECTION’은 단순히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를 넘어, 각국의 창업 생태계와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경험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연결점을 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특히 제주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협력과 네트워크가 중요함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