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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

인터뷰이
피터페터 박준호 대표
코너
START-UP 2
날짜
2024/05/31
상태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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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페터 박준호 대표
반려동물 시장이 확대되면서 유전병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비싼 검사 비용과 시간적 여유 등의 문제는 반려인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센터 보육기업인 피터페터는 반려동물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개발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에 선정되고 Pre-A 투자를 유치하면서 주목받고 있다.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
Q. 대표님 전공이 의료정보학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수를 꿈꾸던 대학원생이 반려동물 유전자 검사 서비스 개발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전문연구요원으로 4주간의 훈련을 다녀오는 동안 8살이었던 반려묘 까미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신장 종양이라는 유전병의 일환이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사람의 암 발생에 관련된 유전적 배경을 연구하고 있었지만, 정작 제 가족인 까미의 상태를 들여다보지 못한 게 너무 후회됐어요. 알고 보니 주변에 저와 비슷한 아픔을 가진 반려인들이 많더라고요. 반려묘, 반려견들은 유전 변이 보유율이 70% 이상이라 유전병 발병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런데도 반려동물의 건강관리를 위한 유전자 검사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이유는 반려동물의 유전병은 수십 개가 넘는데, 하나만 검사하는 데도 수만 원이 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함께 연구하고 아픔을 나누던 수의사 대학 선배, 신약 개발 연구원 동기들과 반려인들이 쉽고 편하게 유전병 위험도를 검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하며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저희 회사 이름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신데요. 원래 pittter patter라는 단어는 심장이 두근두근하는 소리나 빗방울이 토독토독 떨어지는 소리를 의미합니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살금살금 걷는 소리이기도 하죠. 이 단어가 가진 재미있는 뉘앙스는 가져가면서 저희만의 새로운 해석을 더한 것이 바로 PITTER PETTER입니다. PITTER는 반려동물로 땅을 파는 행동(pit)을 하는 아이들, 즉 반려동물을 뜻하고요. PETTER는 반려동물(pet)을 안고 쓰다듬어주는(pet) 보호자를 의미합니다. 앞으로 반려동물과 보호자 모두를 위한 서비스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취지에서 정했습니다.
집에서도 손쉽게 반려동물의 유전자 검사를 가능하게 한 도그마와 캣터링
Q. ‌도그마, 캣터링이라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개발해 런칭했는데요, 유전자 검사 서비스는 어떻게 이루어지며 기존 검사방법과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A. ‌유전자 검사라고 하면 실험실 안에서 전문 인력이 하는 것으로 생각해서 막연히 어려워하시는데요. 저희의 도그마, 캣터링은 동물병원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손쉽게 유전자 검사가 가능합니다. 코로나19 자가 검사 키트와 사용법이 유사한데요. 반려동물의 잇몸을 문질러 세포가 묻어 있는 면봉을 저희가 택배로 수거해서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앱으로 전달해 드리죠. 지금 반려동물이 조심해야 할 유전병은 무엇이고, 예방 관리를 위해 보호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쉽게 알 수 있어요. 가장 큰 강점은 한 번의 검사로 다양한 유전병 리스크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겁니다. 기존에 동물병원에서 유전병을 검사하려면 항목당 5~7만 원이 소요됐던 반면, 저희 제품은 훨씬 저렴하게 한 번의 검사로 강아지는 79개, 고양이는 39개의 유전병 리스크를 확인할 수 있죠. 반려동물의 수많은 유전병에 대한 위험을 미리 알 수 있는 거죠.저희 서비스명 중 도그마라는 이름은 생명과학에서 중요한 개념인 센트럴 도그마(중심원리)에서 유래했어요. 유전정보의 방향이 DNA에서 RNA로, RNA에서 단백질로 진행된다는 원리인데요. 저희가 강아지의 유전자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이 단어에서 도그마라는 단어를 차용했습니다. 마지막 캣터링은 케이터링(catering)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했습니다. ‘원하는 것을 준다’는 의미인데요, 고양이와 보호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이름을 정했습니다. 고양이 보호자들은 고양이가 독특하게 울음소리를 내는 습성인 채터링을 바로 연상시킬 수도 있을 거예요.
Q. 2020년에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예비창업패키지 프로그램으로 창업하셨는데요. 제주에서 창업을 시도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주에 연고가 있으신가요?
A. ‌아니요. 전혀요. (웃음) 연고가 없음에도 제주에서 창업한 이유는 처음부터 글로벌 서비스에 목표를 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아시아 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제주도가 해외로 나가는 최전선의 지역이라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글로벌 서비스를 염두에 둔 기업에게 제주는 굉장히 매력적인 도시죠. 해외수출을 도와주는 프로그램도 많고, BT나 IT 기업에 대한 지원도 많습니다. 그런 지원 하나하나가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창업할 때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창업 시스템을 전혀 모르는 연구원들이 모인 기업이라서 사업적인 부분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덕분에 사업화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보육기업으로 선정되고 난 뒤에는 저희 활동 홍보에 계속해서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저희는 제주가 전세계 반려동물 산업의 상징과 같은 곳이 될 수 있다고 믿는데요. 특히 반려동물 대상의 의료 관광 특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공공기관 및 파트너사들과 협심하고 있습니다. 제주는 이미 사람 대상 의료 관광 특구로 지정된 매력적인 공간이고요. 여기에 반려동물을 연계해서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선진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더욱 많은 기회가 창출되리라 생각합니다.
일본 반려동물 국제전시회 Interpets 2024에 참가한 피터페터
Q. 올해 4월 초에는 일본 반려동물 국제전시회인 ‘Interpets 2024’에 참가하셨습니다. 창업 이후 꾸준히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계신데, 이유가 뭔가요? 해외 시장의 반응과 애로사항도 궁금합니다.
A. ‌국내 반려동물 시장도 점차 넓어지는 추세지만, 양육 문화나 관련 법, 정책 같은 경우는 아직도 해외가 훨씬 선진화되어 있습니다. 일례로 일본은 반려동물 분양 전에 유전자 검사를 진행해요. 의무는 아니지만, 유전자 검사가 보편화되어 있어서 인식도 좋고, 수요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개발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목표로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그래서 국제전시회에도 참여한 건데요, 이미 유전자 검사가 보편화된 나라에서 오신 분들은 굉장히 신기해 하더라고요. 간단한 방법으로 많은 유전병을 검사할 수 있으니까요.물론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현지화와 현지 바이어와의 접점을 만드는 일입니다. 일단 정보 자체가 적으니까, 해외에서 어떤 루트로 바이어와 만나야 하는지 막막한 경우가 많아요. 수출하려면 어디로 가야 하고,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는 스타트업이 알기 어렵거든요. 이 부분에서 제주센터가 많은 도움을 줬어요. 더불어 현지화도 중요합니다. 국가별로 선호하는 품종이 달라서 거기에 맞는 서비스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해외 진출 시 특허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피터페터의 계획과 비전을 말씀해 주세요. A.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하면서 현장의 수의사나 고객들이 요청하는 기능들이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공격성을 확인하는 검사, 나이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검사 등인데요. 이런 요청 사항들을 서비스에 추가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더불어 앵무새나 도마뱀, 토끼, 말 등 유전자 검사 대상을 확대하는 방법도 검토 중입니다. 어떤 방식이든 저희는 바이오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동물과 사람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려 합니다. 동물과 사람이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이든 소통이 필수인데,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바이오 데이터와 DNA 정보로 반려동물의 특성과 건강 상태를 해석해 주면 훨씬 더 자연스러운 소통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인간과 동물이 서로를 잘 이해해서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투자사의 한 마디 하이투자파트너스 박소윤 차장
“피터페터는 유전자 검사라는 과학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반려동물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인 스타트업입니다. 창업 배경에서 느껴지는 대표님의 진심과 열정, 전문적 인력구성, 반려인으로서의 개인적인 공감 등 많은 부분도 매력적이죠. 특히, 투자심사 통과를 위하여 강조했던 주요 투자 포인트는 ①산업의 글로벌 성장 ②기존 시장 내 경쟁 구도를 해치지 않고 협업과 상생이 가능한 사업모델 ③사후 치료에서 진단과 예방으로 변화하는 의료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점 등이었습니다. 피터페터의 사업은 큰 확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현재 해외 사업개발을 진행 중이고, 최근에는 도마뱀, 앵무새 등의 동물군으로도 서비스 확장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과 동물이 피터페터라는 매개체를 통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