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제이컴퍼니는 제주 농수산물을 활용한 프리미엄 제주 어묵을 생산 및 판매한다. 제주도민들과 함께했기에 제주어묵의 글로벌화를 이루어 나갈 수 있었다고 말하는 김봉진 대표. 어떻게 제주어묵이 만들어졌고, 또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 김성희 사진. 이성근
Q. 수원에서 열린 통합 로컬페스타 공개 피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창업 이전 어떤 일을 하셨으며 어떤 계기로 창업에 나섰는지가 궁금합니다.
창업 이전 생활문화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했어요. 식품 브랜딩 분야에서 일했죠.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카페의 브랜드를 프리미엄화하는 일입니다. 나중에는 브랜드를 통합으로 관리하는 일까지 도맡았죠.
이렇게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많은 것이 보이더라고요. 한 10년 전부터 냉동식품 수출 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하기 시작했어요. 특히 어묵은 대부분 냉동으로 유통되는 식품이라 수출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내뿐만이 아닌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죠.
통합 로컬페스타 공개 피칭대회에서 대상(1위)을 받은 와이제이컴퍼니
Q. 특별히 제주도의 생선으로 만든 제주어묵을 아이템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직장생활을 통해 알게 된 건 어묵이 단일 식품군으로서는 지난 10년 동안 국내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분야였다는 거예요. 과거 반찬으로 주로 소비되었으나, 최근 건강하고 고급화된 어묵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고품질의 어묵 베이커리, 어묵 면 등 간식용 어묵 시장이 크게 확대되면서 국내 전체 어묵 시장 규모가 1조 원을 넘습니다. 10년 후에는 두 배가량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고요.
이전에는 어묵하면 부산이 유명했잖아요. 저는 더 특색있는 이름을 생각했습니다. 고심 끝에 제주어묵을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 제주도에서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핵심 역량인 반죽 기술을 살려 주로 B2B 영업을 했었습니다. 당시 와이제이컴퍼니는 작은 기업이었고, B2C까지 확장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부족했죠. 그래서 하얏트 호텔이나 파르나스 호텔 그리고 제주도에서 오픈한 지 얼마 안된 5성급 호텔을 공략했습니다. 물론 이런 호텔들은 어묵이 들어가기도 힘들고 조건도 까다로웠는데 그 조건을 모두 충족했죠.
Q. 와이제이컴퍼니의 제주어묵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요?
와이제이컴퍼니는 현재 특허 등록된 제품이 두 개, 기술이전 받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중 특허 기술 중에는 천연 재료를 이용한 반죽 기술이 있죠. 어묵은 주재료인 생선살만 들어가도 상당히 좋은 제품입니다. 하지만 단가를 맞추기 위해 밀가루나 전분을 과다하게 넣기도 하고, 맛을 내기 위해 합성 착향료를 넣기도 합니다. 유통 중 상하지 않도록 제조 과정에서 소브산칼륨이라고 하는 식품보존용 방부제를 소량 넣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주어묵은 생선살 함량이 95%로 밀가루를 넣지 않은 반죽으로 건강과 식감을 모두 생각했어요. 또 각종 채소와 해산물, 육류 등은 청정 제주산 재료를 사용하죠. 핵심 기술과 제주의 자연에서 나오는 좋은 원물이 있기에 가능한 거죠. 어묵의 맛과 품질은 어떤 생선을 쓰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지지만, 어묵을 만들 때 사용하는 물과 소금, 기름에 따라서 좌우되기도 합니다. 저희는 건강하고 맛있는 어묵을 만들기 위해 세계 유일의 자원인 용암 해수, 그중에서도 제주 용암 해수를 활용하죠. 또 기름은 저희가 상당히 비중 있게 신경 쓰는 재료이기도 합니다. 고급 현미유로 튀겨 깨끗한 맛을 담아낼 수 있죠. 마지막으로 해조류 분말을 첨가하면 제주어묵의 아이텐티티가 깃든 어묵이 완성되는 것이죠. 이 외에도 다양한 재료를 첨가한 특색 있는 어묵을 만들고 있어요. 저희 제품 중에는 밤호박 어묵이 있는데, 밤호박 분말과 톳 분말, 해조류의 분말 등으로 맛을 내죠. 대부분의 재료가 제주산이기 때문에 그만큼 가치 있는 먹거리임을 자부합니다.
Q. 청보리어묵, 딱새우어묵, 매생이어묵, 흑돼지완자볼 등 제주의 요소가 가득한 제품들이 눈에 띕니다. 최근에는 밀키트도 만드셨고요. 제품 개발 중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이런 독특한 어묵을 완성하기까지 시행착오도 많았어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제주도 내의 식품제조 기업들과 협업도 했습니다. 그리고 동문시장이나 서귀포올레시장에서 시범적으로 고객들에게 선보이기도 했어요. 제주 아침미소목장, 애월아빠들 등 제주도 사람들과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판로를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곳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자연스럽게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올 수 있었죠. 제주도 안에서의 네트워크가 제주어묵의 성공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제품 개발 과정을 설명하는 김봉진 대표
Q. 수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반응은 어떤가요? 또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요?
우선 가장 반응이 좋았던 곳은 홍콩의 프리미엄 매장인 시티 슈퍼에요. 입점 후 중국의 다른 지역이나 미국 등에서도 입점 문의를 받기도 했고, 계약도 이뤄졌죠. 최근에는 호주와도 협의가 완료돼 조만간 본격적으로 수출할 예정입니다. 그 외에 러시아나 몽골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더라고요.
해외에 진출해 보니 제주도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제주는 해외에서도 청정 자연의 이미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서도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콘텐츠가 많아지고 있잖아요. 그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해외 바이어들이 많이 찾기도 하고요.
Q. 앞서 말씀하신 것들이 바로 로컬페스타 공개 피칭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이유이지 않을까 합니다.
로컬브랜드라고 해서 좋은 원재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만 강조하지 않았어요. 와이제이컴퍼니가 제주의 많은 분과 함께 만들어온 가치와 또 앞으로 이뤄갈 것들을 진솔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했죠.
제가 처음 제주도에 왔을 때 수산가공유통협회에 먼저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곳에 새벽에 나오시는 중도매인 분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중도매인 분들을 알게 되었고 그분들에게 좋은 재료를 구할 수 있었어요. 결국 저희 어묵은 와이제이컴퍼니 하나가 아닌 중도매인 분들과도 함께 하는 것이죠. 함께 좋은 재료를 고르고 그 재료들로 명품 제주어묵을 해외에 알린 것입니다. 이런 메시지를 잘 설명한 덕분에 대상을 받은 게 아닌가 싶어요.
제주 자연의 가치를 담은 제주어묵 선물세트
Q. 앞으로 어떤 일들을 더 전개해 가실지 궁금합니다. 사업 확장 계획이나 와이제이컴퍼니가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와이제이컴퍼니가 잘하는 건 결국 제주어묵입니다. 제주에서 나는 어떤 원재료를 사용해도 최고의 어묵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죠. 더 나아가 제주산 프리미엄 어묵을 더 다양하게 활용할 생각입니다. 제주어묵 김밥 혹은 제주어묵 라면 등이 있을 것 같아요. 또한 저희만의 어묵 브랜드로 프랜차이즈화할 생각입니다. 수출 시장도 더 확대할 생각이고요.
제주어묵을 처음 출시했을 때와 비교하면 많은 부분에서 성장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이뤄갈 것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와이제이컴퍼니는 비즈니스를 확장해 전 세계에 제주어묵, 나아가 대한민국의 어묵을 알릴 생각입니다. 그때까지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