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12월 6일 제주센터 3층 J-Space에서 ‘오픈 그라운드 성과공유회 및 파트너스데이’를 개최했다. 지난 여름 W360에서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이 밋업을 가진 후 본격적으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며, 이날 그동안의 성과와 가치를 공유했다.
글. 이원복 사진. 이성근
제주형 오픈이노베이션의 문을 열다
제주센터는 그동안 제주 오픈그라운드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과 대·중견기업을 연결하고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를 활성화해 왔다. 특히 워케이션과 연계한 제주형 오픈이노베이션으로 몰입형 협업 기반의 업무환경을 지원했으며,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는 데 기여한 것이다. 올해는 총 127곳의 기업이 오픈그라운드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최종적으로 8개의 팀이 구성되어 협업과제를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날 제주센터 이병선 센터장은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구체적인 협업 결과를 공유함으로써, 제주 지역의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한 관심을 촉진하고, 향후 기획된 협업 프로젝트를 가속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오픈이노베이션의 의미와 가치를 전했다. 또한 “국내·외 많은 스타트업이 제주를 거점으로 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스케일업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과의 협업 사례를 발표하는 에이치알엠 강경모 팀장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만든 결실
성과공유회는 매칭된 8개 팀의 성과 발표로 문을 열였다. 가장 먼저 에이치알엠(대표 안성찬)이 나섰다. 에이치알엠은 운영 중인 ‘에코야 얼스’ 앱을 활용해 CJ대한통운,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자원순환 오픈이노베이션 기부 캠페인 ‘아름다운 크리스마스가 오네(O-NE)〉를 진행했다. 기업과 NGO 협력 모델의 성공 사례를 이끌어냈으며, 의류 기부 문화 확산과 환경 보호 의식을 높이는 성과를 얻었다.
이어 해시스크래퍼(대표 김경호)가 DB손해보험과 함께한 생성형 AI를 활용한 보험 교육자료 자동 생성 프로젝트의 성과를 발표했다. 기존에는 DB손해보험 임직원들이 교육자료를 만들기 위해 평균 약 206간 정도를 소요했지만, 웹크롤링과 생성형 AI를 활용해 보험 영업 교육 자료 생성의 완전 자동화를 이룬 것이다.
교보문고는 두 곳의 스타트업과 협업과제를 진행했다. 먼저 마인드리더즈(대표 한혜원)와는 전자책 구독 서비스(SAM) 연계 온라인 심리 북클럽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교보문고는 마인드리더즈가 운영하는 ‘단호박상담소’를 통해 회원 혜택의 다양화를 이루고 마케팅 이벤트를 실시했다. 마인드리더즈는 새로운 채널을 통해 자사 서비스를 알리고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
거인의어깨(대표 조형우)는 교보문고와 도서 업사이클링 프로젝트인 ‘리디스커버 노트’ 제작을 수행했다. 버려진 매거진을 다시 제본해 노트로 재탄생시키는 일로, 매거진 재고 처리 문제를 해결하고 브랜드의 인지도를 향상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소비 문화를 만든 것이다.
제클린(대표 차승수)은 이브자리와 ‘헌 이불 순환 경제 시범사업’이라는 베딩 리사이클링 협업 캠페인을 수행했다. 이브자리가 자사 매장에서 고객들의 헌 이불을 수거했고, 제클린이 이를 업사이클링 및 재생제품 제조에 활용한 것이다. 특히 제클린 차승수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이브자리와 협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었는데, 4년 만에 목표가 이뤄져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다음 순서는 동성아이텍(대표 이용석)과 카카오모빌리티였다. 동성아이텍은 SaaS 기반 친환경 공간 디지털 주차 플랫폼 ‘탄력 주차’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와 도심 내 주차면 활용을 위한 스마트 주차 솔루션을 개발하고 실증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특히 지자체와의 연계도 이뤄지면서 앞으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협업사례를 발표하는 동성아이텍(탄력주차) 이용석 대표
다음으로는 같다(대표 고재성)와 하나은행의 ‘대형 중고 제품 재사용을 위한 자원 순환 리워드 프로젝트’에 관한 발표가 이어졌다. 같다의 플랫폼 ‘빼기’ 앱을 통해 다시 쓸 수 있지만 버리려고 한 대형 가구를 지역 주민과 거래할 시 하나은행을 통해 현금성 리워드를 받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자발적 자원순환을 이뤄 폐기물 발생량을 줄였고, 하나은행은 ESG에 대한 비전과 가치를 고객들에게 전할 수 있었다.
마지막 더뉴그레이(대표 권정현)는 CJENM과 시니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콘텐츠·커머스 마케팅이라는 협업 과제를 수행했다. CJ온스타일의 모바일 채널에서 더뉴그레이에 소속된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이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한 것이다. 총 누적 5회 방송을 진행했고 매출액은 누적 1억 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얻었다.
각 팀의 협업 사례 발표 후에는 앞으로 제주센터의 오픈이노베이션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이재형 제주센터 팀장이 ‘제주형 오픈이노베이션의 Next step’이라는 주제로 마이크를 들었다. 제주센터는 2025년 제주형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개방형 혁신 허브 조성을 위한 국내 대·중견기업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전국센터 간 연합형 협업프로그램 연계 및 해외 거점지원을 위한 크로스보딩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로컬산업 분야와 연결하는 시장검증(PoC)형 비즈니스 협업 기회를 제공하는 등 앞으로도 협업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협업이 이뤄진 유망 스타트업에 후속 투자도 이어지도록 제주만의 독자적인 협업 모델을 수립해 갈 예정이다.
지자체와의 협업 과정을 소개하는 같다 고재성 대표(가운데)와 하나은행 정현섭 팀장(오른쪽)
협업으로 확장되는 가능성
성과 공유 후 열린 토크 세션에서는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또 그 과정에서 어떤 가능성 등이 발견되었는지를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첫 번째로 토크 세션의 주인공은 교보문고와 거인의어깨였다. 이 두 기업은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을 바라보며 2박 3일간 워케이션을 보냈다. 낯선 공간이 주는 신선함과 최소화된 출퇴근 시간 덕분에 아이디어를 고도화시키는 과정의 90%가 워케이션 기간 동안 밀도 있게 진행되었다고 한다. 두 번째 토크 세션에는 하나은행과 같다가 올랐다. 두 기업은 제주와의 직접적인 실증형 검증(PoC)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지자체와 직접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업이 이뤄진 유형이다. 청중들은 지역의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노력까지 필요했음을 공감했다.
이날 오픈그라운드 프로그램의 성과 공유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가능성도 확인한 시간이었다. 참가 기업들은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단기적인 성과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파트너십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다양한 사례 공유와 네트워킹이 이뤄진 만큼 앞으로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향후 계획도 밝혔다.
워케이션 경험을 공유하는 거인의어깨 조형우 대표(왼쪽)와 교보문고 이명준 선임(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