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의 등장은 전 세계 산업과 기업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놓고 있다. 원더스랩은 이 흐름 속에서 한발 앞서,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로 바라보며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기업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설계하고 도입을 지원하면서, 조직의 특성과 업무 패턴에 맞춘 ‘일 잘하는 AI’를 만들어내고 있다.
원더스랩 한의선 대표
원더스랩은 맞춤형 AI 에이전트 기업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세히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소개해 주세요. 또 창업 배경도 궁금합니다.
창업 당시에는 생성형 AI가 상용화되기 전이었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B2C로 앱 서비스 개발이나 인력 연계 서비스 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생성형 AI가 세상을 놀라게 했고, 분명 AI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임을 예상해 AI를 활용해 더 일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죠.
그렇게 'WIS(Wdot, Idot, Sdot)'로 불리는 AI 어시스턴트를 서비스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이를 넘어서 기업의 업무 패턴에 최적화된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도입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장을 빠르게 캐치할 수 있었던 이유는 LG전자에서 반도체 소재 부문의 해외 마케팅을 담당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는 제조업이고, 제조업은 세부 공정을 만들고 각 공정을 거치며 완성품이 나오는 구조잖아요. 특정 기업, 특정 업무의 경우도 공정처럼 각 업무 프로세스가 있을 것이고, 이 프로세스를 AI 에이전트 설계 구조에 담는다는 개념을 금방 수립할 수 있었어요. 제조 양산 시스템과 유사하다고 느꼈거든요.
기업 맞춤형 AI 에이전트는 기존의 AI 어시스턴트와는 무엇이 다른가요?
WIS는 구독형 AI 어시스턴트 서비스입니다. 문서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성하거나, 키워드 입력만으로 이미지를 전문적으로 만들 수 있는 프롬프트를 만들어주거나, SNS 콘텐츠 기획안을 만들어 주죠. 기획자나 디자이너가 필요에 따라 AI 어시스턴트를 선택해 활용하기가 좋죠.
하지만 기업에 필요한 건 좀 달랐어요. 어시스턴트는 '보조' 역할인 거잖아요. 기업 맞춤형 AI 에이전트는 파트너의 개념이에요. 자사의 조직과 업무 특성, 산업 분야에 전문화 및 최적화되어 있고, 데이터를 학습해 성장하면서 그 조직에서 성과를 내는 업무 파트너인 거죠.
모두들 일잘러 동료와 일하고 싶을 거잖아요. 기업 맞춤형 AI 에이전트는 이 일 잘하는 동료에 비유할 수 있어요. 공부만 잘하는 사람보다는 우리 기업에 잘 맞고 일을 잘하는 사람을 선호하듯이 말이죠. 그래서 기업 고객들에게 'AI 구독하지 말고, 채용하세요'라는 말을 하게 됐어요.
기업 맞춤형 AI 도입 설계를 위한 회의
기업에 맞는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데 어렵지는 않나요?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나요?
저희는 이 과정을 ABC 프로세스라 명명했습니다. A(Architects) 단계에서는 기업 리더분들과 세미나 형태로 논의해 AI가 어디에 필요한지 찾아나가며 2회 정도 세미나를 통해 MVP 버전을 만들어 드립니다. B(Build) 단계에서는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사용해보고 더 적합한 맞춤형 AI를 원한다면 최종 버전을 개발합니다. 챗봇 형태 요청도 늘었는데, 고객사 니즈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제공할 수 있어요. C(Cultivate) 단계에서는 실제 업무 투입 후 지속적인 학습과 운영 관리를 진행하죠. 맞춤형 AI 에이전트 설계는 AI 기술 전문성과 업무 프로세스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외부 관점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비즈니스 경험과 컨설팅 역량이 있는 전문 인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AI 에이전트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기업 맞춤형 AI 도입 설계를 시작한 이후에 10곳 이상의 기업과 연결됐어요. 이 중에서는 원더스랩이 제시하는 비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AI 에이전트의 필요성을 느껴서 서둘러 도입하려는 곳도 있습니다. 또 대·중견기업의 경우에는 내년에 AI 사업 예산을 확보할 수 있게 테스트를 먼저 해보고 싶어하는 곳들이 많아요. 워크숍과 MVP 개발까지 요청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이처럼 AI 에이전트의 필요성을 느끼는 기업이 많은데요. 각 부서의 특성에 따라서도 필요한 기능이 다르다 보니 대기업조차도 자체적으로 AI 에이전트를 만들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필요해서 기획부터 개발까지 직접 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원더스랩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죠
한 기사에서 ‘AI를 채용하세요’라고 하셨던 말이 눈에 띕니다.
AI를 단순한 도구로 보는 대신, 회사에 채용된 직원처럼 바라보자는 뜻입니다. 새로운 직원이 들어오면 그 사람의 역할이 생기고, 협업이 이루어지듯이 말이죠. 신입 직원을 채용하면 처음에는 서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회사 문화에 적응하고 노하우를 쌓으며 대체하기 어려운 인적자원이 되잖아요. AI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회사의 DNA를 담은, 특정 업무에 전문화된 AI가 최고죠. 예를 들어 고객 상담 단계에서 AI가 데이터를 쌓으면, 나중에는 일정 부분 상담을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는 마케팅 부서로 연결되어 또 다른 AI와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죠. 이렇게 AI 에이전트를 기반으로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됩니다.
제주센터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으셨고, 이어 팁스 프로 그램에도 선정되셨습니다. 팁스로 어떤 과제를 수행할 계획 인가요?
저희 팁스 과제는 '마스터 AI 에이전트'입니다. 현재는 개별 업무 단위의 '워커 AI'를 만들고 있지만, 팀원이 많아지면 팀장이 필요하듯이, 여러 AI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내년에는 이 마스터 AI가 기업 내 HR팀처럼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AI 모델은 다양해지고, 데이터는 점점 쌓이기 때문에 이를 중앙에서 관리할 존재가 필요하죠. 그래야 AI도 성장하고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으니까요. 그 역할을 마스터 AI 에이전트가 하는 거죠.
세계적으로 AI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원더스 랩의 해외진출 계획도 궁금합니다.
저희가 개발하는 AI 에이전트는 사람처럼 각 기업의 업무 방식에 맞춰 튜닝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해외 기업에도 맞춤형으로 '파견'할 수 있죠. 벌써 일본과 인도네시아 쪽 기업과 협의도 이뤄지고 있고요. 우선 올해 현지 반응을 살펴보면서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내년에 '마스터 AI 에이전트'가 출시되는 시점에 본격적으로 해외 확장을 빠르게 추진할 계획입니다.
팔란티어(Palantir)의 전략을 참고하고 있는데요, 팔란티어는 스스로를 AI 기업이라고 하지 않는 기업임에도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 자체를 혁신하며 글로벌에서 명성을 얻었습니다. 디지털 전환(DX)이 잘 이루어지지 못했던 국방·보안 분야나 전통 제조업에서 고객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한 뒤, 이를 중앙에서 통합 관리하는 구조로 발전시켰죠. 여기에 AI를 더해 한 번에 수천 개의 업데이트를 짧은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원더스랩도 같은 맥락에서, 현장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먼저 보급한 뒤, 중앙에서 관리할 수 있는 'AI HR팀'과 같은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해외 진출의 핵심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더스랩의 비즈니스 모델을 이야기하는 한의선 대표
원더스랩이 그리고 있는 미래와 목표는 무엇인가요?
초거대 언어모델(LLM) 분야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앞서가고 있지만, '일 잘하는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데서는 원더스랩이 글로벌 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각 기업에 잘 맞는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세계 시장에 확산시키고 싶습니다.
원더스랩은 단순히 기술을 제공하는 회사를 넘어, 기업과 개인이 AI와 함께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고 성장하도록 돕고 싶어요. 원더스랩의 도전과 '일 잘하는 AI 에이전트'의 가능성을 함께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