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또 한 번 놀라게 할 AI 전환(AX)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AI 도입·활용·고도화가 발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다방면의 협력을 통해 제주도와 함께 AX 시대를 열어가는 이들이 있다. 카카오 그룹의 대표 B2B 기업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디케이테크인, 두 회사의 기술력과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비즈니스 시너지를 내고 있는 리더, 이원주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이원주 ㈜디케이테크인·㈜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
Q. 2025년 3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로 선임되면서 기존에 경영하고 있던 ㈜디케이테크인과 함께 두 회사를 이끌게 되셨는데요.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두 회사는 카카오 그룹 내에서 기업 대상 IT·AI 서비스를 대표하는 기업입니다. 제가 2015년부터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디케이테크인은 기업 맞춤형 IT·AI 솔루션 개발 전문기업으로, 카카오 그룹의 IT 시스템을 구축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국내 유수기업 등 고객에게 맞춤형 B2B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편 올 3월부터 대표를 맡게 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클라우드 전문기업으로, 특히 초거대 AI 모델, 고성능 컴퓨팅과 같이 막대한 자원이 필요한 기업에 최고 수준의 연결성과 성능을 겸비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죠. 이렇듯 두 회사는 B2B IT·AI 사업에 있어 핵심적이고도 긴밀한 연관성을 맺고 있는 분야를 다루고 있기에 각 역량을 융합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표를 겸직하게 됐습니다.
Q. IT·AI 전문가로서 미래 핵심 분야로 손꼽히는 AI 산업의 현황과 흐름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AI 수준과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AI를 데이터, 클라우드와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새로운 수요와 산업을 만들고, 클라우드가 이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산업 구조가 어느 정도 자리 잡았는데요. 이러한 공식을 정립한 생성형 AI 시장은 전 세계 연평균 성장률 37%를 기록하며 급격하게 커지고 있습니다. AI가 산업계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다 보니 각국 및 관련 기업의 ‘데이터 주권’, 특정 국가 또는 조직이 자국 내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통제하는 ‘소버린(Sovereign) AI)’ 등의 키워드도 급부상 중입니다. 국가적인 AI 역량강화를 위해 민간 영역에서도 GPU를 비롯한 AI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소버린AI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 정부의 AI 육성 및 지원 정책도 갈수록 강화되고 있습니다.
직원들과 미래 비전을 이야기하는 이원주 대표(오른쪽)
Q. 디지털 전환(DX)에 이어 AI 전환(AX)이 산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는데요. AX는 왜 필요하며, AX 시대에는 어떤 변화가 이뤄질 거라고 보시나요?
DX가 오프라인상의 업무를 온라인 시스템으로 옮기는 과정이었다면 AX는 AI를 통해 기업 경영과 일하는 문화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일종의 혁명이라고 생각해요. AX를 추진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업무 효율성 극대화입니다. 예를 들어 AI 챗봇을 활용하면 반복적인 고객 문의를 24시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자료 조사, 보고서 초안 작성, 메일 및 자료 요약 등의 업무를 AI 비서와 분담하면 보다 창의적인 일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죠. 이를 통해 조직 전체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AX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산업혁명을 통해 육체 노동의 대부분이 기계로 대체됨에 따라 더 많은 사람이 기술 발전에 집중할 수 있었듯, AX를 통해 반복적이고 중요도가 떨어지는 지적 노동을 AI가 맡고 인간은 창의성 발현에 집중함으로써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이 다수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AX를 대체가 아닌 진화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실행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Q. ㈜디케이테크인은 AI 산업과 관련해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다방면으로 협업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디케이테크인은 지난해 청년 연계형 오픈이노베이션을 시작으로 올해도 제주센터와 ‘2025 AI 테크인 오픈 그라운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선정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최대 1억 원의 사업화 자금, AI 전문 인력 멘토링, 제주 입주 사무 공간, 제주 워케이션 연계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지금껏 수많은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발굴·육성한 경험 및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제주센터와의 협업에 나선 결정적 이유죠. 카카오 그룹의 계열사들이 일찍이 제주도에 본사 혹은 사무실을 마련해 성공적으로 정착·성장해 왔다는 점도 지속적 협업의 윤활유로 작용했습니다.
카카오클라우드
Q. 어떤 방식으로 AI 기술을 활용해야 제주도의 주요 산업이 효과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요?
정말 다양하고 많은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감귤 재배 시 AI 기반 스마트팜 시스템을 활용하면 품질과 수확량을 효율적으로 높일 수 있죠. AI 기술을 접목한 센서를 활용해 어획량을 기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도 있겠죠. 생태계 보호 및 복원에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임팩트, 모두의연구소와 함께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테크포임팩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주남방큰돌고래 서식지 보호를 위해 드론 영상을 AI 분석하는 웹 서비스 ‘DVA(Drone Video Analysis) LAB’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서비스형 GPU(GPUaaS)를 포함한 AI를 위한 카카오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으로 프로젝트의 성공을 지원했습니다.
Q. 대표님과 제주도와의 인연이 깊다고 들었어요. 그래서인지 제주도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신 것 같습니다.
2010년부터 5년간 제주에서 근무했어요. 그때 온 가족이 제주에 터를 잡았고, 둘째 아이가 제주에서 태어났죠. 2010년부터 2년 동안 제주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산학협력 프로그램 ‘카카오트랙’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가 살았던 집에는 현재 부모님이 거주하고 계시고요. 제가 대표직을 맡고 있는 두 회사의 직원 상당수도 제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업무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제주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네요.(웃음)
제주센터-디케이테크인 회의 모습
Q. 앞으로의 기업 경영 계획이 궁금합니다. 아울러 AI 스타트업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I 시대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고성능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차세대 GPU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등 기술 및 서비스 고도화에 힘쓰는 중입니다. ㈜디케이테크인은 기업 고객의 AX 전환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하게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특히 올 4분기에는 종합 업무 플랫폼 ‘카카오워크’에 AI 에이전트를 탑재한 새로운 버전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저는 두 회사가 B2B IT·AI 시장의 리딩기업이 될 수 있도록 각 역량을 긴밀하게 융합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AI 분야의 스타트업 그리고 창업가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도 있는데요. ‘기술에만 매몰되지 말고 문제에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AI 기술 자체를 고도화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사업의 성패는 ‘우리의 AI 서비스로 고객이 느끼고 있는 불편함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이 점을 상기하며 사업에 임한다면 ‘사람을 향한 혁신적 AI 기술’을 탄생시킬 가능성이 한결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강진우 사진. 홍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