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자동화, 데이터 기반 기술이 새로운 경쟁력을 결정짓는 시대, 지역은 더 이상 변화의 수용자를 넘어 변화를 설계하는 주체가 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제주센터가 9월 11일 ‘제주 AX(AI 트랜스포메이션) 위원회’를 발족하며 제주만의 AI 전환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번 위원회는 단순한 자문 기구가 아니라, 제주가 미래 산업 전환의 현장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실질적 실행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DX를 넘어 AX로, 제주가 움직이기 시작하다
제주센터가 지역 산업의 본격적인 AI 전환을 이끌기 위한 ‘제주 AX(AI 트랜스포메이션) 위원회’를 공식 발족하면서 움직임을 본격화 했다. AI와 자동화,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지역 스스로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발걸음이다. 제주 AX 위원회는 정책, 기술, 산업, 인재를 아우르는 실행 중심의 혁신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제주가 국가 AX 전략의 실증 거점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제주 AX 위원회 발족을 위한 첫 회의에서는 ‘디지털 전환(DX)에서 AI 전환(AX)으로의 도약이 모든 산업의 필연적 흐름’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먼저 이재형 제주센터 팀장이 ‘2025 AX 위원회 운영 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제주 AX 거버넌스 구축 방향을 제시하며, 정책·제도 기반을 강화하고 기업 지원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 스타트업의 성장을 견인할 AX 창업 허브 운영, 대학·기업의 공동 교육 기반을 확보하는 인재 개발 오픈랩 그리고 국책·도정 과제와 연계해 기업 간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AX 컨소시엄 등을 핵심 전략으로 발표했다. 특히 제주가 단순한 지역 창업 지원 기관 차원을 넘어서, AX 생태계의 ‘테스트베드이자 전진기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이 발표에 나서서 GPU 수요가 폭증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앞으로 제주 AX 위원회와 협력해 지역 스타트업에 다양한 형태로 GPU 인프라를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GPU 확보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AI 툴을 활용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 비전공자 대상 AI·데이터 리터러시 교육 확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한 부사장은 GPU·클라우드 기반 AI 개발 환경을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클라우드 기반으로 AI API·모델·실험 환경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왼쪽부터) 이병선 제주센터 대표이사, 박기범 제주특별자치도 디지털혁신과 팀장, 조남운 제주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양훈 제오노스 대표와 이재형 제주센터 팀장
스타트업과 대기업, 대학을 잇다
자유토의 및 발제 시간에는 지역 대학, 스타트업, 연구기관 등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며 다양한 방향이 제시되었다. 김양훈 제오노스 대표는 “GPU 수요는 폭증하지만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AI 개발의 가장 현실적인 문제를 짚었다. 한의선 원더스랩 대표는 “ 스타트업은 AI를 어디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조차 막막하다”며 기업 맞춤형 AX 컨설팅 체계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김성중 퍼블릭AI 대표는 공공데이터 개방이 지역 기업의 AI 서비스 개발을 가속할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의견은 AX 위원회가 향후 추진할 실증 사업과 지원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데 중요한 참고점이 됐다.
우주항공, 바이오, 친환경 에너지, 콘텐츠 등 제주가 강점을 가진 특화 산업을 중심으로 AI·AX 기술을 접목한 실증 모델을 구축하자는 제안도 이어졌다. 지역에서 먼저 실험해 성공 사례를 만들고, 이를 전국과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시키는 ‘제주형 AX 실증 전략’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AX 인재를 키우는 섬 제주
이번 회의에서 깊은 논의가 이어진 분야를 꼽으라면 ‘인재 양성’이었다. 제주지역 내 대학들은 한목소리로 “제주에 정착하며 성장하는 AI 인재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영철 제주대 교수는 제주에서 개최된 머신러닝 캠프가 큰 효과를 냈음에도 일회성 행사로 끝났던 점을 지적하며, AX 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교육·프로젝트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설우 제주대 교수는 제주의 관광·문화·언어 등 지역성을 활용한 AI 모델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이영준 제주한라대 교수는 단순 교육을 넘어 ‘교육–프로젝트–창업·취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AX 위원회가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오 제주관광대 교수는 학생들의 창업 아이디어가 실제 산업과 연결되도록 AX 위원회가 취업 및 사업화 매칭을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주대학교와 카카오가 15년간 운영해 온 ‘카카오트랙’ 교육 프로그램을 확장하는 방안도 논의되면서 지역 RISE 사업과 연계한 GPU·데이터 활용 모델 구축, 대학·기업 공동 프로젝트 운영 등 인재 육성의 다양한 방향이 제시되었다. 이를 통해 AX 위원회는 제주가 ‘AI 인재를 머물게 하는 섬’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이재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사장
제주에서 AX 생태계의 새로운 출발
연구기관과 공공기관도 AX 전환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공유했다. 제주도청 AI데이터행정팀은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교통·안전·환경 정보를 제공하는 지능형 플랫폼 구축 가능성을 제시했고, 한국자동차연구원 제주사무소는 자율주행·친환경차 분야에서 AI 연구가 확장될 수 있는 여지를 언급했다. 제주지식재산센터는 AI 기반 산업 확산에 따라 특허·지식재산 관리 지원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역 협회들은 업종 간 정보 격차 해소, 제주 특화 AX 모델 구축, 전국 AX 브릿지 위원회와의 연계를 강조하며 AX 위원회가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력을 강조했다.
AI 전환은 제주 창업생태계의 도전과 기회
10월 31일에는 AX 위원회 발족과 연계한 ‘제7회 제주창업생태계포럼×인베스터데이’가 열려 제주 AX 전환 논의를 한층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포럼은 ‘AI 전환(AX) 시대, 제주 창업생태계의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열렸으며 지역 스타트업, 투자자, 유관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AX 시대의 핵심 이슈를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이날 이호정 카카오 수석의 ‘기업의 AI 도입과 AX 전환 전략’, 김승일 모두의연구소 대표의 ‘AI 인재확보와 학습모델’ 기조강연을 통해 기업의 실질적 AX 전략과 지역 인재 양성의 방향성이 공유되기도 했다.
이어진 인베스터데이 IR 세션에서는 원더스랩, 큰삼촌컴퍼니, 소울엑스, 쿼터니언, 메타씨앤아이 등 5개 스타트업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마지막 토크세션에서는 AI 도입의 현실적 어려움과 지역 인재 확보 전략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되며, AX 위원회가 추구하는 지역 기반 AI 전환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과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를 더욱 견고히 했다.
AI 전환은 이제 모든 기업의 생존 전략이며, 제주는 이 흐름의 중심에 서 있다. 그 중심에서 제주센터는 앞으로 AX 위원회를 통해 지속 가능한 지역 AI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또 제주 AX 위원회는 제주가 미래 산업 구조의 전환점에서 새로운 혁신 전략을 갖추고 이를 실행할 주체를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향후 제주가 AX 생태계의 실증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그 첫발을 시작한 AX 위원회의 행보에 더욱 높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제7회 제주창업생태계포럼×인베스터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