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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AI, 폐배터리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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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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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 이상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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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6
토트 이상형 대표
스윜아일랜드에서 열린 ‘2023 JEJU Alliance DEMO-DAY’ 대상의 주인공 토트. 사람이 하는 수작업 모습을 보고 학습하는 AI 솔루션을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에 적용해 복잡하고 난이도가 높은 폐배터리 진단·해체 공정을 자동화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제주센터 보육기업이 된 것을 계기로 전기차의 중심지 제주에서의 비즈니스도 확장해 갈 토트의 미래를 들어본다.
스윜아일랜드에서 열렸던 제주 얼라이언스 데모데이 대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먼저 대상 수상의 영광을 주셔서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토트는 지금까지 쌓아온 기술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제주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그 시작을 응원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 적극적으로 제주에서의 사업을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대표님께서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으로 인공지능 분야에서 일하셨어요. 또 토트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스핀오프 법인데요, 창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저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왔어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 가운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로봇으로 공정 자동화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요. 현장에서 중소기업과 시스템 통합 업체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은 생각보다 로봇 관련 기술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중소기업에서는 공정 자동화를 계획하고 있는데, 여기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모르고 계시고, 시스템 통합 업체들은 최신 기술이 어느 정도까지 진화했는지를 정확히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렇다면 우리가 이들을 연결하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2021년 1월에 창업했습니다.
EV 폐배터리 해체와 진단 자동화 솔루션
로봇 AI 솔루션과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을 접목한 비즈니스 모델로 투자자 분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토트의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요?
토트는 로봇이 스스로 자율 프로그래밍하는 로봇 AI솔루션, 랩스(RAAPS, Robot AI-bases Autonomous Programming Solution)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전기차 폐배터리 진단·해체에 활용한 것이 우리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전기차 폐배터리 진단·해체 자동화 솔루션입니다. 토트는 이 솔루션으로 세 가지의 비즈니스모델을 확립해 놓았습니다. 첫 번째는 폐배터리의 진단, 방전, 해체를 대행하는 에이전시 서비스입니다. 두 번째는 폐배터리 진단·해체 자동화 솔루션을 제품화한 에코 디스맨틀러(Eco DisMantler)인데요.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싶어 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구독, 판매하는 서비스죠. 마지막은 거점 센터 서비스입니다. 토트가 직접 폐배터리를 매입한 후에 이를 진단·해체해서 모듈과 셀 단위로 만들어 재판매하는 형식입니다. 세 가지 비즈니스모델 모두 순조롭게 진행 중이죠.
완성차 대기업에서도 자체적으로 폐배터리 해체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토트의 기술이 기존 폐배터리 진단, 해체 기술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들은 대부분 검사와 진단, 방전 해체 등을 수작업으로 진행합니다. 이 공정이 워낙 복잡하고 숙련도가 필요한데요, 저희는 이 수작업을 비롯해, 폐배터리 진단·해체 전 과정을 자동화했습니다. 폐배터리 진단·해체 작업의 자동화에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폐배터리는 파손된 상태로 입고됩니다. 이물질이 묻어 있거나, 찌그러져 있거나, 찢어진 상태로 오기도 하죠. 자동화를 위해서는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상태로 입고되는 폐배터리 사례를 모두 AI에 입력해야 하는데 상태가 천차만별이라 이를 정형화하기가 쉽지 않죠. 하지만 저희는 물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람이 작업하는 과정을 AI가 보고 학습하도록 설계했어요. 새로운 상황에서도 학습해서 성장하도록 만든 거죠. 또 폐배터리는 전기차의 기종에 따라 구조가 달라서 진단·해체 방법이 다른데, 이런 문제는 차량 기종에 따라 그리퍼라고 불리는 로봇 손과 소프트웨어 솔루션만 바꿔서 작업하는 것으로 해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AI가 인식하기 어려운 전선과 호스, 완충제와 같이 유연한 재질의 부속품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해체할 수 있는 기술력도 갖췄죠. 창업 당시부터 이러한 정밀 인식과 해체 솔루션을 개발해 왔기에 이 부분에서도 탁월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전기차가 미래의 이동수단으로 각광받으면서 관련 산업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폐배터리 진단·해체 분야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까요?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폐배터리 진단·해체 시장도 나날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폐배터리 진단·해체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이 37.1%에 달할 정도라고 해요. 2050년이면 시장 규모가 6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2032년이면 연간 40만 개의 폐배터리가 배출될 것이 전망도 있죠. 그만큼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에 집중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후공정에 집중하고 있죠. 현재로서는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앞 공정까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과정을 완전 자동화한 업체는 토트가 유일하기 때문에 미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자신합니다.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 ‘에코디스맨틀러’
공정 자동화에 집중한다면 폐배터리 진단·해체 솔루션 외에도 확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
저희가 개발한 공정 자동화 솔루션인 랩스는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기술입니다. 폐배터리 진단·해체 분야뿐만 아니라 물류, 제조 공장 등에서 자동화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인데요. 실제로 이미 물류 분야에서는 스마트 패키징 솔루션이 서비스되고 있고, 방산 분야의 자이로 블록 연마 가공 솔루션도 개발 중입니다. 향후에는 과수농가나 제조공장 등의 공정 자동화에도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이를 바탕으로 제주의 중, 소규모 로컬 기업들과의 협업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되는 토트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탁월한 기술력이죠. 공정 자동화를 서비스하는 기업은 많지만, 토트처럼 복잡하고 난도가 높은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성공한 기업은 전무합니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토트의 ‘쇼룸’에 오신다면 직접 확인도 할 수 있습니다. 폐배터리 진단·해체 솔루션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원하는 작업을 구현할 수 있도록 세팅해 놓은 곳이죠. 소프트웨어만 교체하면 고객이 원하는 작업을 언제든 수월하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로봇 SI(System Integrator) 기업이 기획만 하고 있는 사업을 현실화해서 보여주니 다들 놀라시죠.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토트의 쇼룸
올해 ‘도전! K-스타트업 2023 혁신창업리그 제주 지역예선 우수상’을 계기로 제주센터 보육기업이 되었고, 최근에는 ‘스윜아일랜드’에서 열린 데모데이에서도 대상을 받는 등의 성과를 얻었는데요. 토트에게 제주는 어떤 기회와 가치가 있는 곳인가요?
전기차 폐배터리 진단·해체 솔루션을 시작할 때부터 제주를 눈여겨보고 있었어요. 일단 국내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이 보급되었고, 인프라도 먼저 구축된 지역이라 폐배터리 물량 자체가 많습니다. 제주도 자체적으로도 폐배터리 처리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의 기술이 제주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죠. 또 토트로서는 수많은 폐배터리 진단·해체에 대한 데이터를 모을 기회이기도 했고요. 함께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제주에 거점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 투자를 유치해 내년 초에는 거점센터 설립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토트의 향후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토트(Thoth)는 고대 이집트 신화에서 시간과 달력을 창조했다고 하는 지식과 과학, 지혜의 신입니다. 그 이름처럼 저희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비롯한 과학의 힘으로 사람들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합니다. 여기에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폐배터리 처리에도 일조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폐배터리 진단·해체 자동화 솔루션과 제품 판매에만 그치지 않고 지역 거점 센터 운영을 돕는 구성원으로 기능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거점센터가 위치할 제주에서 로컬 농수산 기업이나 로컬 제품 제조 공장 등 공정 자동화가 필요한 이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가고 싶습니다. 앞으로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다양한 테스트 및 공정 작업 수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