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출의 성공을 위한 조언
이재형 아무래도 국내 시장보다는 익숙하지 않고, 또 변수를 예측하기 어렵다 보니 글로벌 진출을 고민하는 스타트업은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미 글로벌 지출을 경험한 입장에서 무엇을 가장 고려해야 할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샛별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에 대한 분석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또 특정 국가에서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다른 나라에서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이 다른 것처럼 인도네시아, 태국, 미얀마 등 모든 국가의 문화가 다르므로 각각 다른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이재형 조금 더 쉬운 방법으로 글로벌 시장에 접근하는 방법은 어떤가요? 현지에 법인을 만들기보다는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을 활용해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박윤정 물론 시장성을 미리 알아보는 데 좋은 방법이죠. 하지만 스타트업의 지속적인 스케일업을 위해서는 결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할 수밖에 없어요. 인도네시아처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나라도 자국 법인 기업을 주요 대상으로 하지,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법인 설립을 위해서는 현지인의 지분이 필요한 경우도 많으니, 처음부터 믿을 만한 현지 파트너와 협력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박샛별 동남아시아 시장을 놓고 본다면 나라별로 법인 설립 절차가 매우 다릅니다. 시간과 자본이 한정되어 있으니 스타트업 혼자 모든 과정을 처리하기는 버겁죠. 당장 법인 설립이 어렵다면, 파트너사와 긴밀하게 협력해 시장을 확보하고, 시장 규모가 커지면 그때 순차적으로 법인을 설립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재형 이전부터 많은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했고, 지금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해외 시장에 대한 성과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이민규 홍콩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침사추이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브랜드의 힘이 강해요. 특히 국내 치킨 브랜드 매장에는 1시간 이상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사람이 몰리기도 하고, 중국 기업이 우리나라 음식과 비슷한 걸 만들어 홍보하기도 하죠. 그만큼 경쟁력이 있습니다.
박샛별 K-뷰티 시장도 비슷합니다. 4~5년 전만 해도 대기업 브랜드가 대부분이었어요. 하지만 최근 2~3년 만에 ‘조선미녀’나 ‘헉슬리’ 등 인디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했죠. 오는 8월 29일 인천에서 열리는 2024 뷰티&헬스케어쇼의 뷰티 부문 참가 기업도 대부분 인디 브랜드죠.
이재형 말씀처럼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성과가 유의미하고, 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어요. 스몰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는 것이고, 그만큼 틈새시장을 노려볼 기회가 늘어난 것 같습니다. 이런 성과를 얻게 된 이유도 짚어봐야 할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시장의 니즈와 공급이 맞아서인지, 아니면 스타트업이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해외 진출에 도전해서인지 궁금합니다.
이민규 저는 두 가지 모두가 작용했다고 봐요. K-팝뿐만 아니라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가 놀라울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문화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죠. 그리고 그 니즈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존재가 스타트업이고요. 스타트업은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하잖아요. 스타트업이 더 활발하게 글로벌 진출의 성과를 보이는 이유이죠.
박윤정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의사결정 절차와 과정이 길어서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기가 쉽지 않아요. 하지만 스타트업은 액션이 필요한 이유가 합리적이고, 아이디어가 충분하다면 곧바로 실행해 옮길 수 있으니까요.